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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교수의 코멘트를 봤는데 약간 오도하는 부분이 있네요. 정확히는 일본에 쌀을
'수출'한 계층은 '농민과 지주'가 아니라 지주입니다. 즉 산미증산으로 분명히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조선인은 존재하지만 그것이 조선인 전체의 이득은 분명히
아니라는 것을 먼저 전제하고 싶습니다.
제가 17~20세기 초까지 남평문씨 분재기를 기반으로 한 통계를 본 적이 있는데
거기에는 소작료의 비율에 대한 그래프가 있습니다. 조선후기 이미 병작반수의 룰은
무너졌고 19세기말까지 소작료의 비율은 급격히 감소해서 심지어는 1/3, 1/4수준
까지 떨어집니다. 영세화되고 정치권력을 상실해 가는 지주계급의 힘을 나타내는데
이러한 비율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갑자기 급격히 상승합니다. 지주의 권력이
강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주의 권력강화는 바로 '근대적'사유재산
제도를 도입한 근대화의 영향입니다. 과거 양반지주들의 도덕적 껍데기인 농본사상
마저 내팽겨친 일제시대 지주들의 '착취'는 과거 전통시대보다 훨씬 혹독하게 다가
왔고 이것은 바로 민중의 반발을 일으키게 됩니다.
실제로 19세기 민란의 양상과 20세기초 3.1운동을 위시한 소작투쟁의 양상은 분명히
다릅니다. 19세기 민란은 부패한 관료가 그 대상이었고 양반지주들은 타도의 대상은
커녕 오히려 농민들과 합작해서 민란을 주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제시대의 소작농
투쟁에서는 지주는 적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근대적 사유재산제도' 덕분입니다.
흔히들 식민지배는 일본순사 나까무라가 니뽄도를 들고 쌀을 빼앗아 간다고 생각하고
이영훈 교수는 국사교육이 그렇게 되 있다고 믿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어느 제국주의
국가에서도 그렇게 '멍청하게' '착취'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역기서 '수탈'과
'착취'란 단어는 정치적입니다.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들은 제국주의시대의 경제를
비교우위에 기초한 자연스러운 경제활동이라 정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제시대 조선과 일본의 경제관계는 식민지 조선의 자원을 가져다가 본국 일본의
산업활동에 투입해서 그 상품을 다시 식민지 시장에 파는 행위였습니다. 이것을
경제활동이라 바라보는 사람도 있고 제국주의의 수탈이라 바라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은 정치적 차이에서 오는 용어의 차이일 뿐입니다. 지금도 하루 1달러로 선진국
자본의 플렌테이션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피해자의 입장을
겪어봤기 때문에 보통 이것을 착취라고 바라보는 것이고 단순히 경제화된 수치로
바라본다면 이것은 순수한 시장경제활동이 되는 것이겠죠.
어떤 역사도 정치성을 띄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만, 저는 그래서 이영훈류의 뉴라이트
사관역시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철저한 정치활동으로 바라봅니다.
이건 민족사관도 마찬가지고 친일사관도 마찬가지고 유물사관도 마찬가지이긴 합니다.
다만 이영훈교수의 경우는 그게 좀 심하더군요. 같은 낙성대 연구소에서라도 김낙연같은
사람과 이영훈같은 사람은 비슷한 공부를 하고 비슷한 결과를 내는데도 결론은 많이
달라보입니다. 그리고 그 다름은 바로 정치성이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의 차이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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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 to 역갤 블로그 at 11/28/2006 03:49:57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