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코멘트의 '역갤 블로그'를 클릭하면 해당 게시물로 이동합니다.

그보다는 말이죠. 방송국이나 영화 제작자들의 역사 교양 수준 자체가 낮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은데요?

어차피 사극이라는 것이 99% 픽션일 수 밖에 없습니다. 브레이브 하트나 알렉산더 보세요. 히트는 쳤지만 역사를 왜곡했다는 논란이 존재하죠. 사극은요.
1%의 역사적 사실이 하나의 큰 뼈대로서 나머지 99%의 픽션을 지탱해 나가는 거죠. 왜냐 어차피 사극의 목적은 다큐멘타리와는 달리 사실의 전달은 아니라 문학적 감동이거든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적하신 바와 같이 대중들에게 역사에 대해 말 그대로 대중적인 이미지를 형성해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너무 옆 길로 새는 건 이런 면에서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죠. 하지만 재미를 추구하면 할 수록 아무래도 역사 기록에서 자유로워지려고 하니 이런 점을 너무 탓할 건 없습니다. 물론 정도라는게 있지만요.

오히려 본질적인 문제는 개판 고증, 엉터리 역사지식으로 인해 드라마 자체의 질 자체가 조악해 진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고려시대가 배경인데 군사들이 전부 벙거지 차림에 삼지창 들고 나온다면 저런 엉터리 사극은 때려 쳐라고 아우성 쳐댈 겁니다. 중세 서양이 배경인데, 거기 나오는 인물들이 토가를 걸치고 나온다고 해 보세요. 아무리 스토리가 재미없어도 어느 미친놈이 그 따구 엉터리 사극을 만들었냐구 당장 항의전화가 쇄도할 겁니다.

우리 사극의 문제는 오히려 후자가 더 심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엉터리입니다.

아직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지 않아서 그나마 스토리 텔링이 쬐금 먹히는 주몽이 뜰 수 있는 겁니다. 연개소문이나 대조영이 뜨지 않는 이유는 고증이 개판이라는 게 들통이 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기본적으로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할 수 없습니다.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저따구 엉터리 사극은 뭐 할라구 만드냐고 항의가 속출한다고 해 보세요.

아마 그 엉터리 사극 만든 PD나 영화감독은 당장 밥줄 끊길 걸요?

그 양반들 역사지식이 빈약하고 조악한 것이 첫째 요인이고, 두번째 요인은 역시 시청자들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겠죠. 지적하신 대로 독서량이 한달 1권도 될까 말까한 대중들입니다. 대충 해도 통했기 때문에 그 피디나 그 감독들이 밥벌이를 해 낼 수 있었던 게 아니겠습니까? 대중들이 다 우리 같은 게 아닙니다. 그리고 진짜 매니아들은 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구해 보는 것으로 그 문화적 욕구를 충족할 겁니다.

브레이브 하트가 아무리 부르스 윌리스를 현대적인 의미인 자유의 투사로 왜곡했다고 전문가들이 비판해도 ... 함 보십쇼. 당장 전투장면 자체만 해도 그럴 듯 하지 않습니까? 보병이 창을 꼿꼿이 쥐고 대오를 맞춰서 서로 상대방을 향해 고함을 질러댑니다. 대오를 맞추어 전진해 갑니다. 적진에서 화살이 비오듯 쏟아져 여기저기서 막 비명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기병 떼거리들이 아군 보병 대열의 측면에서 이리 저리 기동하면서 적진으로 돌진합니다. 양 진영의 대오가 점차 가까워오다가 각자의 창검이 한꺼번에 충돌합니다. 양 대오가 서로 버티던 중 돌연 측면에서 기병이 돌입해 오자 보병들이 허둥지둥하면서 대열이 붕괴... 패주... 전장 곳곳에서 들려오는 부상자들의 아비규환... 얼마나 그럴 듯 합니까? 당시의 실제 전장을 직접 목격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스코틀랜드 전사들이 얼굴을 푸루죽죽하게 물들인 것은 사실 로마시대때 카이사르가 남긴 기록에 의한 거니 정말로 그때의 부루스 윌리스가 그러고 다녔다는 보장은 못하죠. 하지만, 약간의 역사 교양이 있는 관객이라면 그런 약간의 왜곡이 오히려 리얼리티를 높혀 주죠. 정말 용감한 자유의 전사라는 인상이 오지 않습니까?

하여간 그런 거 보다가 방화나 울 나라 방송 사극 보면... 아우 뒷골 땡겨... 차라리 안 보는게 속 편하죠. 애들 장난 같아서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습니다.

--
Posted by 누루하치 to 역갤 블로그 at 12/13/2006 11:52:39 AM